2018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2018년은 무슨년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무술년이네요. 2018년 1월 1일부터 새해라고는 하지만, 그냥 보면 2017년 12월 31일의 다음 날 일수 있습니다. 그래도 해가 바뀐다는 것이, 다사다난 했던 1년을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해의 바뀜없이 계속되는 일상이면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요?

2018년 무술년은,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우선, 2018년 1월부터는 회사를 다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남편, 저, 아기ㅡ 모두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때까지 블로그 포스팅이 더뎌질 것 같아요. 아이를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고…  어린이집에 보내고 회사생활을 하게 될텐데, 앞으로 워킹맘으로 잘해 나갈지 고민 됩니다. 게다가 남편한테 투정부리고 투닥거리는 상황이 발생될까 걱정도 되고, 노견인 개 두마리가 건강하게 잘 지낼지도 걱정이고요. 

두번째는, 제가 체코 남자랑 결혼한 체코 프라하 생활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블로그가 벌써 거의 6년이 되어 갑니다. 프라하에서 생활하면서 넋두리 처럼 시작한 블로그의 글들이 간혹 Daum, kakao 메인페이지에 올라가며 며칠간 엄청난 방문객들이 찾는 블로그가 되기도 하는 영광스러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글쓰는 것도 좋고, 공감하트 늘어나는 것도, 댓글 달리는 것도 좋아해서… 오프라인 현실을 사느라 블로깅 포스팅을 못해서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싶지 않아요 ㅠㅠ) 

이제는 체코생활하는 프라하밀루유 라는 이름도 저의 또 다른 자아가 되어서. 

티스토리 프라하밀루유= 오프라인의 저, 경계가 없는거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제 블로그를 꾸준히 오시거나 글 몇 개를 읽어 보신 분들은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프라하밀루유 블로그에는 가족 인물 사진이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고요?

남편, 나 블로그 글에 우리 대화 같은 거 올리는데 괜찮겠어?

당신 개인의 블로그니까. 원하는 글 써야지

그게… 남편이랑 한 얘기 쓰면,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거 같기도 해

아, 그래?

응응

대신 우리 개인 사진은 올리지 말아줘

응! 알겠어

워낙 사적인 이야기글 많이 쓰는 블로그라 저희사진은 올리지 않기로 약속하고 시작한 블로그였거든요. 

그런데 두둥!! 2018년 새해가 되며, 변화가 생겼습니다.

2018년 1월 6일 !!! 저희 가족이 TV에 나오게 되었거든요. 개인 사진도 안 올리던 사람들이 바로 TV 출연? 이라니 뭔가 중간 단계를 뛰어 넘은 것 같은 느낌도 들죠 ㅎㅎ

이 모든 사건은 바야흐로 2017년 10월, 저희 가족이 한국에서 머무르고 있을 때 블로그로 한 작가님이 연락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TV조선 < 사랑은 아무나하나> 작가인데요. 혹시 프라하밀루유님 섭외가 가능할까해서요 

블로그를 통해 TV출연 섭외가 들어오다니?! 아기 모델에 도전해볼 욕심있는 엄마이니, TV출연 제안이 달콤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반인이 TV에 출연해서 사생활 털리며 마음 고생하는 경우도 봐서 망설여지더라고요. 게다가 수줍음 많은 저희 체코남편은 TV 출연을 할 정도로 나서는 성격도 아니고 말이죠. 

남편한테 물어보니 TV출연이 고민되다하고… 저도 TV출연에 따른 장단점을 저울질하며 고민하던 찰나, 저희가 한국에 있는 상태라 부모님의 의견을 여쭸습니다. 

부모님의 대답은 

당연히 해야지!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너희들의 생활상도 비디오로 남기고 손녀 커가는 모습도 영상으로 담을 수 있으니.

그게 다~ 세상살이 추억이 되더라 

저희 부모님은 아직 체코여행을 못오셨고, 2018년에 체코여행을 오시기로 했습니다.

제가 체코로 이민을 와서 체코생활에 정착한다는 여러가지 핑계로, 적당한 시기를 찾다보니 이렇게 미뤄져 버렸습니다. 부모님들은 체코오시기 전에 저희들 사는 모습도 보고 싶으시고, 손녀 재롱도 TV로 보고 싶으셨던거죠.  

저희 딸의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사랑은 아무나하나> 촬영을 생각해보니, 아기가 돌쯤 되었을 제가 정신줄 놓고 지낼때라 엄마로 돌잔치를 챙겨주지 못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빠가 집에서 만들어 준 당근케이크로 대신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한켠에 ‘그 때 제대로 사진이라도 찍을걸 그랬나,,,’ 후회스러운 마음이 있더라고요. 

아이의 귀여움을 전문가를 통해 기록으로 남기고, 그 영상을 부모님도 계속 보실수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체코남편과 프라하생활을 추억으로 남겨보고 싶기도 했고, 남편도 새로운 경험에 도전한다는 취지에서 승낙했고요. 

그리하여 2018년 1월 프라하밀루유 가족이 TV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TV조선 <사랑은 아무나하나> 체코 프라하편 방송

1월 매주 토요일 3회 방영

2018년 1월 6일(토) 저녁 8시 50분 첫방송

2018년 1월 13일(토) 저녁 8시 50분

2018년 1월 20일(토) 저녁 8시 50분

갑자기 든 생각인데, 제가 해외취업을 꿈꾸기 시작하면서 가장 출연하고 싶었던 TV프로가 “여성 성공시대” 같은 거였는데요^^ 프로그램 성격은 너무도 다르지만 여튼 TV나오니 성공한 셈으로 칠 수 있나요? ㅎㅎ

2017년 12월 30일 <사랑은 아무나 하나> 방송 끝부분에, 체코프라하 부부로 예고 방송이 나갔습니다~ 우훗! 예고편까지 나가고 나니 마음이 상당히 싱숭생숭 합니다 

TV방영을 1주일 남겨 앞두고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 우리 <사랑은 아무나 하나> 예고편 나갔어 ㅋㅋㅋ 링크 보냈으니 확인해봐

어때? 잘 나온 거 같아?

아직 모르지~ 예고편밖에 안나가서

근데 어휴... 부인, 나는 못 볼 거 같아

히히히. 이해해. 본방송은 볼 수 있겠어?

어후~너무 이상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못 보겠어

그치? 오글거릴 거 같긴해. 그래도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잖아

부인이 보고 어땠는지 얘기해줘

ㅋㅋ 알겠어 

지난 6년간 티스토리 프라하밀루유 블로그에 방문해주시고, 제가 프라하생활 씩씩하게 해올수 있도록 응원 많이 해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TV출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의 꾸벅꾸벅)

블로그 글로만 보시던 프라하 밀루유의 프라하 생활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2018년 1월 6일 저녁 8:50분, TV조선 <사랑은 아무나하나>에서 보여드릴게요~~~!!! TV 시청 소감이나 방송 보고 궁금하신 점, 블로그로도 물어보셔도 되요!  


2018년 1월 1일 프라하에서는 새해 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하는데요, 프라하 여행 중에 뭘해야하나…. 프라하 행사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에 체코 프라하 신년 맞이 불꽃놀이 정보를 확인하시고, 폭죽이 수 놓는 낭만적인 프라하 야경을 즐겨보세요! 

New Year's Fireworks (신년 불꽃놀이)

일시 : 2018년 1월 1일, 18:00

장소 : 레트나 공원 Letná Parks (Letenské sady), Praha 7 - Holešovice, 170 00

Novoroční ohňostroj v hlavním městě proběhne již tradičně na Nový rok 1. ledna 2018 v 18 hodin.

출처: 프라하 불꽃놀이 구글이미지 검색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 여행을 겨울에 오면 야외로 돌아다니기 춥긴하지만,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에서 손꼽힐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프라하에 사는 저에게도 프라하 성탄절 분위기는 늘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프라하 생활을 하는 저에게 본격적인 겨울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려주는 날이 있는데, 바로 12월 5일 미쿨라시 성자의 날입니다.  

12월 5일은 미쿨라시(니콜라스) 성자의 날, 체코사람들은 무엇을 하나면요?

미쿨라시 성자나 천사, 악마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면서~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사탕이나 과자) 나눠줍니다.   

미쿨라시 행사 관련 사진을 찾다보니 2012년 사진을 찾았네요~ 미쿨라시 성자는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 있습니다. 

미쿨라시의 날이면 아이들은 선물을 받으니, 당연히 12월 5일 = 선물 받아서 신나는 날이고요~ 

어른들한테는 거리에 사람들이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구경할 수 있으니 재미가 있습니다. 악마를 만나 깜짝 놀라거나 우는 아이들의 반응도 귀엽기도 하고요. 

2013년 12월 5일, 프라하 올드타운, 미쿨라시 성자 분장

이런 저런 흥미로운 풍경때문에 저도 미쿨라시 행사를 좋아합니다. 12월이 되면 미쿨라시 행사를 비롯해, 크리스마스 마켓도 곳곳에서 열리면서 낭만적인 프라하 모습이 되니~ 이 시기만 되면 있던 향수병도 날아가더라고요.  

올해 미쿨라시 행사는 더욱 특별한 이유가 두 가지 있었는데....하나는 딸과 함께 온 가족이 처음으로 음악 콘서트를 갔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에 도전했는데~ 그건 2018년 1월 6일까지 비밀로 할게요~ ^^ 

남편이 좋아하는 음악 밴드 The Tap Tap의 콘서트를 갔는데요, 미쿨라시의 날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가족단위로 콘서트를 많이 왔더라고요. 

The Tap Tap 체코 밴드는 조금 특별한데요, 밴드의 구성원들이 장애인들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워낙 체코에서 인기가 있어서 홈페이지를 보니 2018년도 콘서트 계획이 꽉 차 있네요. 

http://www.thetaptap.cz/#!koncerty 

콘서트 입구에 들어서자 겨울외투를 걸 수 있게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유럽 식당/공연 문화 TIP! 

유럽에서는 겨울에 식당이나 공연장 같은 곳을 들어갈 때, 두툼한 겨울 외투는 맡겨 놓고 들어갑니다. 장소에 따라 유료이거나 무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고요. 

식당에서도 한국처럼 의자에 걸어 놓기도 하지만, 보통은 외투를 걸어 놓을 수 있는 옷걸이나 고리 같은 것을 별도로 마련해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옷을 맡기고 콘서트장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남편의 이름을 애절하게 부릅니다. 

어! 왔어요!!!!! 

아, 네. 여기 저희 부인이랑 딸이에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남편에게 카드기계를 내밀며) 기부 좀 해줘요! 많이 많이 

아, 해야죠 

남편의 카드를 기계에 꽂고 나서 기부 금액을 선택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콘서트장에서 카드로 금액을 입력하는 직접 기부가 효율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와!!!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그 분이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아내인 저는 금액을 물어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편, 얼마나 기부 했어?

XXX

우와~ 많이 했네. 그래서 저렇게 좋아 하시는 구

어차피 회사 통해서 콘서트 티켓 싸게 샀으니까. 어차피 그 돈이 그 돈이야~

그래그래. 잘했어


탭탭 밴드가 꾸준한 활동으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남편이 기부한 금액 정도는 괜찮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미쿨라시의 날이니까요.  

계속 음악만 연주하면 공연을 보는 아이들이 지루해 할 수 있으니, 중간에 악마들이 천사처럼 속이고 나와 나쁜 짓을 하는 연극도 있었습니다. 

이번 TapTap밴드 공연에는 특별 초대 연주자가 있었는데, 미국 가수 'Gaelynn lea 갤린 레아' 라는 분이었습니다. 

TapTap밴드 공연이 있기 전 주말에 리허설이 있었는데, 통역을 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주말에 일하는 거니, 회사에서 아무도 가고 싶지 않아했고요. 한국여자랑 결혼한 체코남편은 많이 한국화가 된 것인지, 이렇게 일이 터지면 자신이 앞서서 해결하려합니다.

부인, 주말 오후에 통역하러 가도 괜찮겠어?

어~ 몇 시간 정도 걸려? 

한 2~3시간. 우리 딸도 데려갈까?

응, 나가는 거 좋아하니까. 통역에 너무 방해만 안되면...

관계자한테 한 번 물어볼게 

오케이~   

관계자도 주말에 자녀를 동반한다고 해서, 남편의 통역 봉사에 같이 따라 간 딸은 이 언니를 먼저 만났습니다. 그때 만난 것을 기억이라도 하는 듯, 갤린 레아가 등장하자 딸이 좋아서 박수를 마구 칩니다. (아래 동영상에 10분 정도에 등장합니다.)

한참 그녀의 연주에 감탄하고 있는데, 남편이 귓속말로 얘기합니다. 

부인, 우리 뒷편에 갤린 부모님 앉아 계셔 

어디? 

통역하러 왔을 때 같이 계셨어

뒤를 돌아보니 뿌듯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 어머니가 앉아계십니다. 

몸의 불편함을 뛰어 넘어, 음악 연주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며 1년에 200회 세계 투어를 다니는 연주자.

기를 낳아 길러보기 전까지는 잘 몰랐던 좋은 부모가 되려 노력하는 어려움.... 그녀의 연주와 함께 부모님을 마주하고 있으니, 장애가 있는 자녀를 이렇게 열심히 키워 내신 에너지가 강한 분들 같아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음악콘서트라서 딸과 신이 나 박수치며 한참을 공연을 보는데,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남편, 혹시 이 공연장에 온 사람들 중에..나만 여기 아시아 사람인가?

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근데 있잖아... 노래가 이렇게 쿵짝쿵짝 하는데 사람들이 박수를 잘 안 쳐

어... 그러게

TapTap 밴드가 댄스곡 만큼이나 신이 나서 노래 가사를 다 못 알아듣는 저도 궁딩이가 들썩 거리는데, 체코사람들은 박수도 잘 안치고 몸의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클래식 공연처럼 음악 연주가 다 끝나야 박수치는 분위기더라고요. 

공연이 3/4정도가 넘어가니~~ 체코 사람들... 이제서야 고개를 끄덕이고 어깨를 들썩거립니다. 살면서 노래방을 가본 경험이 다 있을만한 한국사람들과 비교하면, 체코사람들은 상당히 정적인 민족 같아요

준비된 공연이 끝나갈 무렵,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선물 증정식이 있었습니다. 앞에서 부터 나눠주는데 뒤에 앉아 있던 몇몇 아이들이 앞으로 걸어나가 선물을 받는 모습을 보니, 살짝 조바심이 납니다. 

남편, 우리도 앞으로 나가야 되는거 아냐?

아이고,,, 걱정하지마. 한 사람당 한 개씩 다~~ 받을거야

아, 그래?

응. 근데 저기 천사, 우리 회사 직원이네. 자원봉사 하는거야 

남편의 말대로 모든 아이들이 선물을 받았고, 천사 언니와의 친분을 이용해(?) 저희 딸은 선물을 3개나 받았습니다. 

선물은 탭탭밴드를 지원하는 회사들의 로고가 박혀 있는 PEXESO(같은 그림 맞추기) 게임, 어린이 수첩, 공연밴드의 CD, 색칠 공부 + 작은 색연필이 들어 있었습니다. 미쿨라시의 날이니 막대 사탕 하나라도 기대했던 건... ㅜㅜ 엄마의 취향이었던 걸로~

딸은 이 선물을 받고 난 다음부터 그렇게 색칠 공부에 빠졌습니다. 색칠이라고 하기에는 줄을 찍찍 긋는 수준이긴 하지만, 외출했을 때 얌전하게 달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선물 증정이 끝나고 앵콜곡을 연주했는데, 한 장애인 연주자가 자신이 젊을 때 진탕 놀다가 술먹고 기차길에서 잠들어서 다리를 잃은 본인의 이야기를 노래로 쓴 곡이었습니다. 자신의 실수담을 자조적인 가사로 쓰다니... 참 체코사람다운 유머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앵콜이 이어졌지만, 저희는 콜택시를 미리 불러 놓아서 자리를 떠야했습니다. 공연장을 나오는데 왼쪽편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더라고요. 

탭탭밴드를 보면서 혹시 한국에 이와 비슷한 장애인 음악 밴드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검색해 봤는데, 한국도 움직임이 있어 보입니다. 2016년 기사라서 현재 얼만큼 진행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기타뉴스]장애인·비장애인 실력파 밴드 만드는 이상우
http://h2.khan.co.kr/201604141321001 

[조금 다른 밴드]
https://tumblbug.com/cdband2016

사실 GDP나 세계 경제규모처럼 객관적인 수치를 비교하면, 체코는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코에서는 장애인 음악 밴드가 인기를 얻고 있고, 어린 자녀들과 장애인 밴드 공연을 함께 관람하고, 다른 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

이런 면에서는 체코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며, 차별없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사회적 약자에게 관대한 나라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해외생활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소한 공산품들은 한국이 튼튼하고 품질이 좋은편입니다. 연필이나 노트만 해도 재질과 디자인 면에서 한국제품은 확연히 다르고요. 

한국 공산품이 튼튼하기는 하지만, 콘서트장 입구에서 팔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한국제품 (운동/근육 보호 테이프)를 판매하더라고요. 체코 콘서트장에서 판다니 놀라기도 하고, 한국어로 "비비" 라고 쓰여진 것을 보니 반갑기도 했어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체코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온가족이 모여 성탄절을 함께 보냅니다. 가족들이 한 곳에 모이니 오랜만에 대청소도 하고 집에 크리스 마스 장식도 하고,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니.... 크리스마스가 시작되기 1~2주 전부터 분주해집니다. 


체코는 12월 24일, 25일, 26일이 크리스마스 공휴일인데, 대부분 체코회사들이 12월 24일부터 새해가 되는 1월1일(체코 공휴일)까지 연이어 휴가를 쓰라고 권장하는 편입니다. 


저희 남편 회사도 마찬가지라, 남편은 23일부터 가족과 함께 연휴를 즐기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1주일 전인 16일 토요일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서 침실에서 남편이 나옵니다. 

   

▼ 2012년 프라하올드타운 크리스마스 



잘 잤어?

어. 아후~ 오래 잤네

응, 주말인데 좀 자야지~ 근데 남편! 어제 꿈에 갑자기 내가 중국어를 솰라솰라하는거야

우리 혹시 다음에 갈 나라가... 중국이 되는 건가?


글쎄~ 모르지 뭐  근데 남편 우리 크리스마스 장식 찾았어?

, 없는거 같아

분명히 버렸을리는 없는데....


창고를 졌는데 없더라고

혹시 남편이 곳에 둔거 아냐?

아흐. 몰라ㅠㅠ 기억이 안나. 바보 남편

아냐. 내가 작년에 정리할 때 잘 챙겼어야 하는데... 우리 둘다 정신없었잖아. 내가 다시 한 번 찾아보지


작년 크리스마스. 딸이 돌이 될 무렵에, 남편도 저도 육아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을 때라, 다른 것에 제대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장식을 챙겨 놓았을 만한 창고며 서랍장이며 온통 뒤졌는데, 찾을 수가 없습니다. 


흠... 진짜 이상하다. 없어 

없지? 근데 부 커피 마실래?

, 연하게 한 잔만

우히히히, 인도 커피 여자가 되어가고 있어

 

쉬는 날 아침이면 남편은렌치프레스에 커피 내립니다. 

매번 커피 마실거냐 묻는데, 제 OK를 하면 같이 커피신다는실에 신이 나나봅니다. 커피를 내리고 제 컵에 커피를 부으며 남편이 묻습니다.

 

, 오 크리스마스 쿠키 가지러 갈 건데. 가족이 같이 갈까?

그래 그래. 비도 안오고, 많이 춥지 않은 은데. 밖에 몇도야?

영하 1

나갈만 하네


~~~한국은 영하 10도야. 엄청 춥겠다

그러게. 우리 전에 12월에 갔을 때도 정말웠지

응응, 그게 벌써 몇 년전이야

 

체코생활이 길어지면서 한국날씨와 비교해보, 전체적으로는 한국과 날씨가 비슷비슷한데 8월부터 11월은 프라하 날씨가 날씨보다는 서늘하고 추 같아요. 그러다 12, 1 강추위울이 같고요.

 

부인 먹고 싶은 있어?

글쎄...

말해봐봐

늘 한국음식이지 뭐

그럼 우리 한식당 갈까?

좋아!

 



한동안 먹고 싶었던 떡볶이를 먹고 와, 남편이 쿠키 만드는 분께 전화 걸었습니다.

 

Dobrý den… 

rozumím. 

…. V pondělí. Ano, děkuju

흠… 우리 쿠키  찾으러는거지?

, 장을 못했다고, 월요일에 오래


1시 전에만 전화 찾으러 있다며~

나오기 전에 전화했는데, 받더라고

.. 랬구나

부인이 쿠키 먹고 싶지?

아~ 당연하지! 근데 여기 크리스마스 쿠키 만드는데가 가기 먼데ㅡ 여기 주문해야하나?

상관없는데, 우리 부모님이..

아… 분이시구나

…. 어쩔수 없지

 

매해 크리스마스 쿠키 주문하다가 갑자기 멈춰버리면, 지인이 섭섭한 느낌을 받지 않으실까 싶더라고요. 게다가 가족의 전통을 중요시 체코문화에서, 이 분에게 크리스마스 쿠키 주문한지 었는데 말이죠.

 

 쿠키 찾기는 패스하고, 바로 쇼핑몰로 고고?

그래

가서 사자

좋아좋아

 

크리스마스 장식을 곳에 가니 디자인은 예쁜데 건전지로 된 것밖에 없습니다. 예뻐서 이것저것 만지게 되는데도, 딱히 사려고 손에 잡히는 것은 없더라고요. 


코 사이즈에 맞게형 양말을(수면 양말인데 제가 신으면릎까지 덮힐듯ㅋㅋ) 집었다 놓았다 하자 남편이 묻습니다.

 

(제 볼을 만지작 거리며) 우쭈쭈쭈~~우리 이쁜 마누라, 우리 귀여 붸이비- 이 양말 사고 싶어?

아ㅡ 남편~~ 뭐하는거야. 그리 갖고 싶은 아니고, 그냥

그럼 갖꼬 싶오용? 오빠가 다~~줄껭

아냐, 됐어욧. 우리 크리스마스장식 전구나 사러 가요. 어디를 가봐야하나...

아하!! Datart (체코 전자제품 상점) !! 거기 가면 있을 것 같아

오홀~~~ 남편~~ 좋은 생각~~ 가보자!

 

▼2013년 나메스티 레푸블리끼, 팔라디움 쇼핑몰 크리스마스 풍경

+ 다른 쇼핑몰 크리스마스 장식



조명 장식을 사러 걸어가면서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은 크리스마스 선물 필요한 없어?

없어~ 나는 졌어. 부인은? 부츠? 핸드백 

내가 한동안 생각해 봤는데... 피부 마사지 패키지 선물이 좋을 거 같애

그거 말고. 목걸이나 반지 같은 해주고 싶단 말이야

있는 반지도 안하고, 귀걸이도 안 해서 귀도 막힌거 같은데…

그럼 마사지 하 알아봐봐

응, 오케이!


근데,  요 다이어트도 하고. 이제 피부관리까지 받아서… 내 크리스마스 남자랑 보내려 아냐?

키키키


(가까이 다가가 남편 허리에 손을 두르며) 왜애~~ 그 어쩌려고~~

어흑 ㅠㅠ 마음이 아파

뭘 마음이 아파~

참나! 됐어!(남편이 유모차는 손으로 잡고 엉덩이로 저를 옆으로 밀어내며

 으!! 엄마야! (갑자기 미끄한쪽 가랑이가  찢어지며 넘어질뻔)

크크크크큭 ㅋㅋㅋㅋ

 

누군가 닥에 콜렛 아이스크림을 흘린 것을, 정통으로 밟아 미끄러질뻔했습니다.

 

뭐야, 남편. 지금 웃어?

아니아니 ㅋㅋㅋㅋㅋ

밌어?

어, 쫌~ㅋㅋㅋㅋㅋ

인이 넘어져서칠뻔했는데??

그러게, 누가 그렇게 나쁜 하래~

, 신기하긴하다. 말을 하자마자 바로 발이 미끄러지네~

~~ 카르마야 카르마(업보)

잠깐만 기다려, 신발 바닥 닦을게. 걸을 때마다 아이스크 남아

 

제가 농담이라도 남편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으니, 벌 받은 것 같았습니다   

 

근데 남편, 도대체 크리스마스 장식 어디로 간거지???

나도 몰라. 근데 촛불 돌아가는 장식은 사고 싶어

언제 사 갈까다음주 월요일은 나도 남편도 바쁘고, , 목은권도. 수요일은 내가 또 바쁘면… 바로 크리스마는데?

흠… 진짜렇네

그럼 오늘 나온 김에, 시내 크리스마스 장보러 가자

그래그래

 

점심을 먹고 크리스마스 쿠키를 가지러 가면 끝날 줄 알았던 일정이, 프라하 올드타운까지 가서 크리스마스 장식 사는 것으로 길어졌습니다. 체코에서는 크리스마스가 큰 명절같은 행사라 준비로 분주하고 정신없고 그러네요 ^^ 


다음 포스팅에 2017년 프라하 올드타운 크리스마스 풍경 올려드릴게요~ 

맛배기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만 올려요~


▼ 2017년 프라하 올드타운 크리스마스 트리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 날씨는 10월 말부터 흐린날이 많아지며 우울해지는데요, 11월 말까지 잘 견뎌내고 나면 12월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며 활기를 띄게 됩니다. 요즘 프라하는 골목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차서, 한마디로 낭만 뿜뿜 하고 있습니다. 



프라하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올드타운과 신시가지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집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마켓도 있어서 볼거리가 풍부해지고요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 관련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www.prague.eu/en/event/11950/christmas-markets-at-the-old-town-square

광장에 세워지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크리스마스 마켓 외에, 프라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집 창가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은 것입니다. 

집집마다 다양하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집에 해 놓은 장식들 덕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한껏 더해지는 것 같아 저희 집도 장식을 해 보았습니다. 

어떤 장식을 해볼까... 생각을 하다가 Pinterest 에 Snow Flake 만드는 법이 있어서 집에 있는 A4종이로 잘라서 테이핑과 스테이플러를 이용해서 만들어 달았습니다~ 

침실에 있는 창가에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만들기 어렵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올해는 거실에 있는 창문만 꾸미는 걸로 ^^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른들도 신이 나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더 신나고 재밌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리스마스의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하면, 12월이 되면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다리면서 초콜렛을 까먹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날짜가 적힌 얇은 상자가 있는데요, 

날짜에 맞춰서 작은 상자를 열면 한 입에 쏙 들어갈 초콜렛이 들어있습니다.

이 초콜렛 상자는 남편 회사 건물에 있는 은행에서 홍보물로 나눠준 거였습니다. 

부인, 이거 초콜렛 주더라고

오호~~좋네

우리 딸 먹을 수 있나?

아냐, 아직 안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초콜렛이잖아,,, 내 입속으로 들어가야지~~ 움하하하하

그래그래

이 초콜렛은 은행에서 광고 목적으로 준 것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지 잘 모르겠는데요~ 초콜렛이 진짜 손톱 크기만큼으로 쪼그만해요. 초콜렛 크기는 제 기준으로 아쉽지만, 어쨌든 하루에 하나씩 상자를 열어 초콜렛을 먹으며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다리는 것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초콜렛은 홍보물이었으니 남편말고 다른 직원들도 받았는데요, 대부분 여직원들은 이 초콜렛 선물이 달갑지 않았답니다. 

왜요?? 체코여자들도 신경쓰는 다.이.어.트! 때문에요. 

아휴,, 이 초콜렛 다 먹으면 칼로리가 얼마야...

그러니까요, 저도 다이어트 중이거든요

크리스마스 선물인데도 체코여자 직원들에게 초콜렛 선물은 천대 받았답니다. 오전에 초콜렛을 받았는데 오후 5시 정도 퇴근할 무렵, 남편은 대화를 나눴던 여직원 자리를 지나가다 책상 위 초콜렛 상자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걸 봤습니다.  

어? 00씨. 아까 다이어트 한다고... 

아~ 도저히 스트레스때문에 참을 수가 없어서. 며칠 앞서서 다 뜯어 먹어버렸네요

일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도 받고, 오후 4시만 되어도 금방 어두워지니 초콜렛을 먹지 않고 버티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

저희 집 개도 체코겨울이 추운지 느러지게 자는 일이 부쩍 늘었답니다. 

저희는 작년에 크리스마스 나무를 꾸밀까 하다가, 아기가 12개월이 되며 막 걸어다니기 시작해서 안전상 이유로 사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남편과 상의를 하고 나서 지금도 여전히 위험할 수도 있어서 크리스마스 트리는 집에 들여 놓지 않기로 했습니다. 

허나, 집에 크리스마스 장식도 없이 오후 4시면 컴컴해지는... 기나긴 프라하 겨울의 밤을 보내기는 어렵긴합니다. 

아이가 보통 2-4시정도 자니 낮잠을 자고 일어 나면 이미 컴컴한데요, 며칠전 딸이 낮잠에서 깨서 창밖을 보고, 맞은편 아파트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우우와와와~~~ 엄마, 비치 비치 (빛이)

아~ 저기 크리스마스 트리 빛이?

응, 비치 비치... 우와~~~

리 딸 빛이 좋아?

응! 비치. 쪼아 

그럼 우리도 빛이 나오는 장식할까?

응! 

그래. 오늘 아빠가 오면 얘기할게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아빠아~~~~~~ 

응, 우리 딸~~ 아빠 뽀뽀 

Ne! (네! 체코어로 "아니오")

치.... 

(아빠의 바지를 붙잡고) 아빠, 아빠. 여기~ 여기 

아~~ 아버님! 얼른 딸 좀 따라가봐

어? 어디 가려고?

 손에 이끌려 남편은 침실로 갔습니다. 

저쪽, 저쪽

뭐? 어디?

아이고야... 남편. 서있으면 어떡해. 딸 시선에 맞춰야지. 앉아 봐봐

아~~ 저기 크리스마스 트리?

응! 

아까 낮잠에서 깨서 딸랑구가 트리에 불켜진 것보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트리는 못 사도, 빛 장식은 사러가자 

어! 그래~ 

작년 크리스마스때만 해도 아이가 장식을 보고 큰 반응이 없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좋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한뼘 더 자라난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좋아하는 딸을 보니 더 잘 꾸미고 싶은 마음도 들고 덩달아 신도 납니다. 건너편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보고 함성을 지르는 딸을 보며, 3년 전 크리스마스때 시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이가 있으면, 크리스마스가 더욱 특별해진단다

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 크리스마스 쇼핑갈 생각에 설레이는 밤을 보냅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체코남편과 저는 종종 한국 드라마를 같이 봅니다. 외국인 남자친구였던 이 사람과 데이트를 할 때만해도,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한국여자랑 살다보니 남편이 한국과 가까이 지내려는 노력하는 것 같아요. 참 고마운 남편이죠.

남편과 여러 드라마를 봤는데 함께 본 드라마 중에서 긴장을 놓치 않았던 것은 <아치아라>였고요, <시그널>도 같이 봤고 가장 최근에는 <비밀의 숲>을 함께 봤습니다. 한국드라마를 다~ 보고 난 체코남편의 반응은..?

흠... 다~~ <아치아라>만 못 해  

였답니다. 전에는 드라마 <터널>을 함께 봤는데요, 첫회를 보자마자 

아휴... 또 시간여행이야?

응, 그래도 범죄 스릴러도 있고,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니까, 한 번 봐 보자

그래, 알겠어

남편과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는 걸 좋아합니다. 

드라마 <터널>을 한참 같이 보다가,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이 부인의 재혼 소식을 듣고는 좌절하는 장면을 보고, 남편이 얘기합니다. 

부인, 부인은 나 죽으면 다시 결혼 해
다시 결혼? 냐하하하하하~~~ 싫은데
우리 딸이 아빠가 필요하잖아
됐어ㅡ 당신 아니면 남편 싫어. 결혼 해봤으니까... 한 번이면 됐지, 뭘 또 해
그럼 우리 딸이 성인되서 독립하고도, 평생 혼자 살려고?
그때 되면 조용하고 편하니 좋지. 지금은 남편, 아기, 개 2마리랑 복작거리며 살고 있잖어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간접 경험을 통해, 갑자기 남편과 제가 함께 하는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이 깊이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서운하거나 화를 내려다가도, 얼른 나쁜 감정들을 지워내려고 노력하고요. (실상은 제가 블로그에 별별 투닥거리는 얘기를 자주 쓰지만요 ^^)

감정의 파도가 잔잔하고, 이성이 강하게 지배할 때는 

그래... 당신과 내가 지금은 평~~~생 같이 살 것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오늘 화내는 나의 모습이 서로에게 마지막 기억이 되어버리면 어떡해

그렇게 마음이 괜찮다...싶다가도~ 

가족 식사, 집청소, 아기 빨래, 제 빨래, 개님들 보살핌까지 책임이 짓누르는 날이면, 저는 여지없이 폭발하게 됩니다. 결국 스트레스는 남편에게 이어지기도 하고요.

남편, 나 너무 힘들어...
부인,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김치는 그냥 나와? 반찬은 ?

그러게요. 남편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저와 체코남편이 살면서 하는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을 살펴보면

1. 감수성 예민한 제가 느끼는 서운함
2. 집안일이 가득 쌓인 스트레스 쌓인 상황
3. 해외생활로 마음이 지쳐있는 상황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예전 포스팅.... 

[소곤소곤 체코생활] - 체코남편한테 서운한 마음 한가득

감정이 너무 앞서 있다 느낌이 들때면 제가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해 보는 것인데요, 극단적인 상황을 머릿 속에 시뮬레이션 해보면서, 현재 가진 것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의식 같은 것입니다.

종종 떠올리는 예전 에피소드 중, 한가지를 말씀 드릴게요. 


남편과 한국에서 연애를 하며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언제든지 연락이 잘 된다" 였습니다. 독립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제 성격상, 연애를 해도 자주 연락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요, 대신 감정 기복으로 불쑥불쑥 연락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의 급작스런 연락에도 남편은 매번 연락이 잘 되었습니다. 연애할 때도 그랬고 결혼해서도 늘~ 한결같이 연락이 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체코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하루는 남편이 오스트라바로 출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처음으로 떠나는 출장길을 배웅해줬죠. 어디서요???? 집 현관 앞에서요ㅡ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 저희 부부는 서로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고, 이런 낭만은 없습니다~ ^^

부인, 나 출장 가 있는 동안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아휴ㅡ 내가 애야. 며칠 밤 자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그래, 오스트라바 도착하면 연락할게
응응

아침 일찍 출발한 남편은 점심에 고객을 만나 비즈니스 식사를 한다고 어김없이 연락이 왔습니다. 

여기서 일이 4시쯤 끝날 것 같아
아, 그래?
프라하 돌아가면 한 8시정도 될 거 같으니까. 부인 먼저 저녁 먹어
그래, 알겠

혼자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8시가 되었습니다. 

8시 30분정도 되어 가니 아파트 통로에 발자국 소리가 들릴 때면


혹시... 남편인가?

귀를 쫑긋하게 되더라고요

거의 9시가 되어가는데도 이상하게 남편한테 소식이 없습니다. 

대체 언제 오려나

궁금해서 남편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라는 멘트만 나옵니다. 

기차를 타고 오니까 터널을 지나가면 신호가 약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산이 많은 한국과 달리, 지평선이 펼쳐진 체코에서 기차가 긴~~터널을 지나가서 신호가 오래 끊길 일은 없지 않을까 싶네요. 당시에는 체코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산이 많은 한국 기준으로 생각한거죠. 

한 10분정도 있다가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전히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10분 뒤에 걸었을 때도, 10분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도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제가 이 체코 남자를 알고 데이트를 하게 된 이래로, 장시간 연락 두절이 된 것은 처음이라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디에 연락해볼 데도 없고, 별일없을 거라고 너무 나쁜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 달래며 초조하게 기다리고만 있던 찰나!!! 시어머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체코생활 초창기였으니 저는 체코어를 거의 못할 때였습니다. 

다른 것은 잘 못 알아 듣겠는데 vlak (블락: 기차) 만 알아듣고 연착되었나보다..하고 짐작만 했습니다. 그 때는 체코에서는 기차 연착이 흔한 일이라는 것도 몰랐네요.

한 20분 가량이 더 지났을까.... 문이 덜컥 열리며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남펴어어어언!!!!!!!!
아이고, 부인 괜찮아?

버선발로 달려와 와락 품에 안기는 저를 보고 남편은 조금 당황한 눈치입니다. 

남편!!!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아, 그래? 엄마랑 전화 하다가 배터리가 나가버렸어
응, 어머니한테 연락와서 Vlak만 알아듣고, 아직 기차에 있나보다 했어
어, 기차가 엄청 연착이 되가지고 
원래 연락이 너무 잘되던 남편이라, 걱정했지. 휴… 다행이다 
걱정했어?
그러엄~~ 얼마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걱정해줬다니 기분은 좋네 
참나, 앞으로는 배터리 꽉꽉 채워가지고 다니라고!
응, 알겠어

말도 안 통하던 체코생활 초기에, 혹시나 남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가슴이 조마조마 했던 기억. 

함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초조해하며 알콩달콩 했던 신혼을 지나, 이제 두돌 되어가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우리 남편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서로에게 처음이라, 말도 안되는 에피소드도 생길 때도 있고요. 

사랑스럽고 다정한 체코남편이라고 해도, 부부생활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육아와 집안일로 지친 제가 화를 내고 나면, 남편은 제 눈치를 많이 보는데요, 하루는 한 차례 부부싸움의 폭풍우가 지나가고 나서 남편은 평소같으면 미루었을 설거지를 막 합니다. 

남편, 남편도 좀 쉬어
아냐, 설거지도 해야되고 청소도 해야되고, 빨래도 해야지 
아이고, 조금씩 천천히 하자
아니야, 이렇게 집안 일 잘해야지. 부인이 나를 떠날 시기를 늦출거 아냐
뭐야ㅡ 뭔소리야

아휴... 글을 적어 놓고 보니, 제가 나쁜 부인이네요.. 

제가 화를 낼 때면 남편은 정말 마음의 상처가 된다고 했습니다. 가끔 남편은 어느날 집에 돌아 왔는데 아무도 없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제가 갑자기 체코를 떠나 버릴까 불안한 마음이 들때도 있다했고요. 

아무래도 체코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영원한 외국인이니, 언제든지 떠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겠죠. 

그래도 남편이 불안한 꿈까지 꾼다고 하니, 제가 좀 더 남편에게 더 안정적인 부인의 모습으로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제가 던지는 한 마디가.... 

이 사람 기억 속의 마지막 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남편과 즐거운 순간을 늘려가도록 더욱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일찍 아기와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하다보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며 6시가 가까워지더라고요. 그때도 잠이 왔으면 침대를 갔을텐데, 왠걸요~~~ 점점 정신이 맑아집니다.

아무래도 잠들기는 그른갓 같아 고요하게 하던 일 좀 더하다보니, 7시 30분 쯤 아기가 부시시한 얼굴로 인형을 끌어 안고 걸어나옵니다.

아이고,,,, 우리딸. 잘 잤어?
엄마…. 바나…(바나나)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바나나를 먹이고, 간단히 아침을 먹인다음 어린이집 등원을 준비를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다니는 체코 어린이집 오전반은, 7-9시 사이에 등원을 해서 비 오지 않는 경우 약간의 야외활동을 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 12시 15분경에 데리고 오는 스케줄입니다.

딸~~ 오늘도 언니, 오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아요~~
으음!
선생님 말씀도 잘듣고
으이!
그럼 엄마 갈게
마미, 아호이!(Ahoj - 격식없는 체코어 인사말)


아무래도 어린이집에서 아호이를 하는 소리를 배운 것 같니다. 처음으로 아호이 하는 말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귀여워서 가슴 속에 꽉 품고 싶을 정도입니다. 두돌은 엄청 귀여운 시기인 것 같아요.

딸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버스 안이 따뜻해 몸이 노곤노곤해집니다. 집에 도착해서 개 산책을 시키고 들어오니 피로가 몰려옵니다.

날이 추워져 몸이 으슬거려 전기담요를 꺼냈는데, 아기 데려러 가기까지 아직 3시간 정도 시간 있어 이불 밑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히야….. 등이 따땄한게….. 행복이 별거 있나요~~

혹시나 해서 11시 3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전기담요와 제 몸이 물아일체가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상당히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 부엌에 디지털 시계를 보니... 15:20입니다.

15시면 오후 3시잖아…. 잠깐만…. 나 잠이 덜 깼나?

휴대폰 시계를 봐도 분명히 15시입니다. WHAT!!!!!! OH, MY!!!!! 

세상에나 잠깐 잠다는 것이 5시간 동안 잠이 들어버린겁니다. ㅠㅠ

너무나 황당한 시간에 일어나서 뭐를 먼저 해야할지 머리가 하얗더라고요.

으악…..그럼 아이는??? 아, 맞다! 나 2시에 체코어 수업도 잡아 놨는데ㅡ 아이쿠나



휴대폰을 다시 보니 남편한테 부재중 전화가 8통이 와 있습니다. 

평소에 일하면 별일 아니면 카톡문자가 두어개 하는 편인데, 전화 8통이면 큰일난거죠. 걱정했을 남편을 생각하니 미안해서 바로 전화 걸었더니 안 받습니다.

조금있다 다시해보기로 하고 체코어 선생님한테 전화했습니다.

여보세요
아, 선생님.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모르고. 넋을 잃고 잠들어버렸어요.
아, 괜찮아요
진짜 진짜 죄송합니다
살다보면 그럴 수 있죠


선생님과 통화가 끝나자 집 문이 덜컥열리며,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유모차를 끌고 들어옵니다.

어후,,,, 남편 어뜩해… 정말 미안...
흐음…. 부인!!!!


딸은 많이 피곤했던지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하유…..
아아아아, 남편. 진짜진짜 미안
지금 회의 중에 뛰쳐 나온거라 다시 가봐야돼
어어, 빨리가. 나 괜찮아
한 대 맞자


그리고 남편은 제 이마에 꿀밤을 한 대 똑! 이런 건 맞아도 쌉니다.

어, 맞을만 해
(어금니 꽉 깨물고) 있따가 집에 와서 얘기하자
응응, 알겠어. 얼른 가~~

그렇게 남편이 떠나고 나서도 멍~ 하니 있었습니다. 몇 시간 후 남편은 퇴근을 하고 집에 왔습니다.

남편, (두 손 모으고) 남편 진짜 진짜 정~~~~말 정말 미안해
부인, 미쳤어?????
어, 오늘은 진짜 좀 미친 거 같아

남편말로는 남편이 어린이집 현관벨을 누르자마자 딸랑구가 어린이집 건물 나무문을 엄청 두드렸대요. 다른 아이들은 한참 낮잠을 자고 있을 시간인데 말이죠.

부인,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내가 알람을 분명히 맞춰놨는데…. 아예 안들렸어. 전화 벨소리도 전~~~혀 안들리고

내가 진짜, 유모차를 끌고 오면서ㅡ별별 생각을 다했다고.
그치, 연락이 안되니...
혹시 부인이 납치된 건 아닌가... 무슨일 생긴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아.. 그렇게 걱정할 수 있지, 있어

혹시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 버스타고 오다가 사고라도 난건 아닌가…
버스타서 사고 났으면 진작에 연락이 갔을 것 같은데
또 저번처럼 구급차에 실려갔나.. 

아으~~~부인이 없으면... 나 혼자서 앞으로 딸을 어떻게 키우나…얼마나 걱정했는데

뭘, 잘 열심히 키울거면서ㅡ 

어휴… 한 대 더 맞자

엉엉. 맞아야지, 그럼그럼

다시 한 번 남편의 꿀밤 똑!




부인한테 무슨 일 생겼으면 사람들이 휴대폰 뒤질텐데… 근데 부인 휴대폰 전화번호는 한글로 입력되어 있으니까
아~ 그건 걱정마. 구급차 탄 뒤로는 남편Manzel 이라고 입력해 놨어

그건 잘했네
그치 그치?
그래도!!!!!
응, 오늘은 남편이 실컷~~~ 화내도 돼
오늘만?
어, 오늘까지만

오늘은 4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어,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안돼


약간은 농담으로 얘기했지만, 남편의 걱정많은 성격을 알기에 제가 곤히 잠든 그 시간동안 지옥을 왔다갔다하는 경험을 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근데 남편.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오늘 자고나니까 완전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볍더라고. 생각해보니 임신하고도 못자고, 애 키우느라 또 못자서… 거의 3년만에 정말 아기 방해없이 편하게 잔 것 같아. 마누라 좀 불쌍하지 않어?
어후! 그래도 !!!!!
그래, 아직 오늘이 3시간 남았으니까. 마음껏 화내도 돼. (남편의 품으로 파고 들며) 미안해, 사랑해. 그래도 잘잤다

남편과 아이, 체코어 선생님께 죄송한 하루였지만 제 몸은 그만큼의 수면을 원했던지… 몸은 더 건강해진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출산을 하고 아기가 몇개월 되지 않았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재료 사온 것을 정리하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큰 유리 컵이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흐음… 저 유리 컵은 뭘까

해서 보고, 다시 눈을 비비고 봐도 비어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냉장고의 불빛때문에 뭔가 들어있는데 제 눈에만 안보이나 싶어 컵을 꺼냈습니다.

다시 보아도 여전히 내용물은 없고 레몬씨처럼 생긴 것만 바닥에 있습니다.

​대체... 뭐지...?

컵을 찬찬히 훑어보니 아무래도 남편이 단백질 쉐이크를 마시는데 쓴 것 같습니다. 컵을 설거지를 하려다 혹시 남편한테 중요한 씨일까봐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 혹시 냉장고에 유리컵 일부러 놔둔거야?

무슨 유리컵?

아마 단백질쉐이크 마신 유리컵 같은데...

그게 왜?

그러니까~ 그게 내용물은 없이 컵이 냉장고에 있어서

그걸 내가 냉장고에 넣었다고

응, 내가 단백질 쉐이크는 안 먹잖아

음...나 진짜로 몰라

아니 당신이 넣어 놓고 모르면 어떡해 ㅋㅋㅋ 그럼 컵 씻어도 되지?

어, 당연하지




사진같은 유리컵

아기 아빠가 되고 요즘 회사 업무가 많아지면서 남편이 정신이 없어진 상태라, 이정도 말도 안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것인데 제가 레몬씨라고 생각했던 것은, 단백질쉐이크가 덜 섞인 덩어리가 차가워지며 굳을거더라도요.

아무튼...

육아하며 실수투성이기는 저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휴대폰과 안경의 위치를 찾는 일들이야 너무 흔하게 일어납니다. (이부분은 출산과 육아 탓이라기보다는 제 자신이 정신없는 것 같아요^^) 아이가 커가며 제 안경 위치를 찾아주는 것은 참 좋더라고요~

하루는 아기 옷을 삶으려고 하는데,

원래 순서는 솥에 물을 채운 다음 > 솥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 가스레인지 불켜고

이렇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잖아요. 근데 당시의 저는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 집안일이 밀려있어서 얼른 해내고 싶었던 마음이 앞섰던지

솥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가스렌지 불을 켜고 > 싱크대의 늘어나는 수도꼭지를 빼서 물을 채우려고 하는데

저희집은 가스레인지가 왼쪽, 싱크대가 오른쪽에 있다보니

수도꼭지를 왼손으로 잡아 솥으로 가져가고, 오른손으로는 물을 틀었는데...

왼손과 오른손이 엇박자가 나면서ㅡ

수도꼭지가 미처 솥 안까지 들어가지 못한채 부지런한 오른손이 먼저 수도꼭지를 틀어, 제 발 위로 물이 촤르르륵. 아놔~~~~~~

지금 생각해도 참 황당한 실수입니다.

다행히 아이가 커가면서 아기 옷이며 우웃병을 삶지 않아도 되니, 한동안 집안일이 수월해진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기 옷에 흙투성이가 되어 오고, 아기가 빨래 건조대에서 옷을 끄집어 내서 여러벌을 갈아입습니다.

아기가 옷을 어떻게 더럽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어린이집 선생님의 귀여운 한숨> 읽어보셔요

그나마 다행인점은 최근에 어린이집 오후반을 가서 적응을 하며, 1주일 2번은 제 시간이 늘어나 집안일이며 체코어 공부며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회사로 복직 준비를해야한다는 ^^ 아기가 어린이집 적응한만큼 저도 다시 일하고 싶은 의지도 생겨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육아의 강도는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얘기하던데… 제 경우를 볼 때는 맞는 것 같습니다. 그 흐르는 시간동안 남편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아빠로 사랑스럽다가도, 섭섭했다가 화도 났다가, 체코까지 와서 엄마도 안 오시고 해외 출산을 선택한 제 스스로를 원망해 보고~ 감정이 오락가락했던 것 같아요.

육아를 하면서 놀랐던 점이라면, 아기가 보여주는 엄마에 대한 사랑과 의존도였습니다. 배고플 때도, 잠올때도, 짜증날때도… 기-승-전-엄마 인거죠. 어마어마한 책임과 사랑을 한번에 받는 것도 놀랐는데, 이렇게 몇년간 육아를 하면 잠을 제대로 못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육아할 때는 체력 보충을 위해

아기 엄마는 아기들이 잘 때 같이 자야된다

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아이가 자는 순간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보니 깨어있는 것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입니다.

아이가 곧 두돌이 되니, 제 경우 임신기간+ 두돌, 거의 3년째 얕은 수면으로 버티고 있다고 봐야죠 ^^ 다행히 2돌이 가까워지니 아기가 낮잠을 푹~자는 덕에, 밀린 포스팅을 하거나, 체코어 수업을 하는 시간 짬이 납니다.

대신 낮잠을 안 자니 피곤이 금방 몰려와, 저녁을 먹고 아기를 재우며 같이 잠이 들어버립니다.

저는 보통 6-7시간 자는 게 몸에 좋은 것 같은데요, 아이랑 자면 8,9시에 잠을 자러 가니 새벽녘에 깨게 됩니다. 사실 지금 포스팅 하고 있는 시간도 새벽 4시입니다.

지난주도 여느때처럼 일찍 잠들어서, 4시정도에 잠이 깼는데요, 다시 잠을 청하려고 뒤척걸릴수록 정신이 맑아져서 결국 거실로 나왔죠.

거실로 걸어나올 때만해도 그날 하루,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딸아이가 어린이집 갔을 초기에는 흰 실내화가 얼마나 깨끗해는지 모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1주일에 2번 오전반만 가니까, 그다지 더러울 일이 없었지요. 


사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의 옷가지를 흰색으로 산다는 것은,  


훗! 울엄니,,, 빨래할 각오는 되셨겠지?


이렇게 아이가 속으로 비웃을지도 모르겠네요~~


딸아이는 고맙게도 어린이집 2번 등원을 하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답니다. 그렇게도 친구들이랑 놀고 싶었는지, 덕분에 저도 육아에서 숨쉴 수 있는 시간도 생기고 블로깅도 할 시간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려니 개인 시간이 늘어서 좋은 반면, 챙겨야할 준비물도 있어 바빠지더라고요. 여벌의 옷, 칫솔, 잠옷, 실내화, 물통 등 딸을 위해 챙겼습니다. 


여벌의 옷 같은 경우 아이들이 옷을 망치는 경우가 있어서 사물함에 놓아두는데, 저희 딸 같은 경우는 하루 3시간 있는 것이고 늘상 바지만 버려서 바지만 어린이집 사물함에 놔두었습니다. 


하루는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점심을 먹고 볼일을 봤는지, 딸을 화장실 타일 바닥에 눕혀 놓고 기저귀를 갈고 계시더라고요. 아이고….. 

딸이 어린이집에 가는 월요일에는 50대 되어보이는 선생님과 30대정도 되보이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연세 많으신 선생님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계셨어요. 


딸은 누워있는 타일바닥이 차지도 않은지, 저랑 눈이 마주치자


엄마~~ ! 이히히! 


웃습니다. 자식 변에서는 향기(?)가 난다고 하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달리, 저희 딸의 변 냄새는 솔직하더라고요. 


선생님은 


바지는 갈아입었고 우주복도 조금 더러워졌는데, 여벌 티셔츠가 없어서 그냥 벗겼어요

아, 알겠습니다. 다음에 가져오도록 할게요


더러워진 옷보다는 타일에 누워있던 딸을 보고 조금은 놀랐지만, 선생님께 인사드리라고 딸한테 얘기하자 


함냠(할머니)~! 챠오(Čau!)


체코 어린이집 선생님이 한국어를 못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직 딸에게 50대로 보이는 선생님한테 할머니라고 부르면 안된다고 설득하기가 어렵거든요.  


요즘 딸은 옷에 음식은 덜 흘리는 대신, 옷을 혼자 입었다 벗었다 빨래 건조대의 옷을 가져와서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합니다. 아이가 커가며 빨래가 줄어들 줄 알았던 저의 희망은 저~~~ 멀리로. 



한국에서 프라하로 돌아오자 프라하에 가을이 와서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체코 11월 날씨는 우기처럼 부슬부슬 비가 자주 내리는데요, 어린이집 등원하기 전날 밤 밤새 비가 내려서 아침에 밖을 나가보니 땅이 젖어있는 상태더라고요.


딸과 함께 어린이집 가는 날인데, 비도 내렸으니 날이 추울 것 같아 한국에서 가져온 겨울 외투를 입혔습니다. 프라하 어린이집은 추운 날씨에도 오전에는 비오지 않으면 야외활동을 하는 편이거든요.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나오셨습니다. 


우와~ 우리 ㅇㅇ이~ 분홍색 예쁜외투  입었네. 

근데 어쩌나… 오늘 정원에서 놀아야 되는데… 휴우,,,


웃으면서 얘기하는 선생님의 얼굴에 살짝 걱정이 어려있습니다. 


흠… 왜 그러시지? 


궁금했습니다. 그 대답은 딸을 데리러 어린이집 갔을 때 바로 얻었답니다. 



어린이집 문이 열리자, 딸은 양손에 장난감 가득 쥔 채 달려 나오며


엄마아아~~ 마미이~~~

응, 선생님 장난감 드리고

음!


저희 딸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로 한국어를 쓰는데요, 체코 어린이집 영향으로 저를 "마미Mami" 라고도 부릅니당. 가끔은 "엄마, Mami!"를 붙여서 말하기도 하고요. 


다행히 큰 저항없이 선생님께 장난감을 반납하고, 옷걸이로 걸어갑니다.  


어린이집 내에서 실내화를 신고 있어서, 운동화로 갈아신키려고 신발을 본 순간! 

뜨악!! 정녕 이것이 보라색 운동화란 말인가?!?!?! 진흙색 운동화가 아니고?



신발 상태를 보고 놀란 저를 보더니, 선생님의 추가 공격(?)이 들어옵니다.


신발이 더럽죠? 오늘 날이 축축해서요. 근데 바지도 망쳤어요

아, 네


선생님이 건네는 딸아이 바지를 받아들고 보니 엉덩이랑 다리랑 온통 진흙투성입니다. 저희 딸, 엄청나게 신나게 놀았나봐요. 딸의 활동성을 파악 못했던 엄마였었나봐요. 


바지가 더러워진 것을 보고 놀란 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으나, 얼굴표정에서 숨길수없었는지. 어린이집 선생님이 살짝 말끝을 흐리시며 한마디 더 하십니다.


다른 애들도 오늘 같이 놀았거든요. 근데 분명히 넘어지지는 않았는데… 

아, ^^;; 네. 괜찮습니다. 재밌게 놀았으면 됐죠



넘어지지 않았는데 바지의 더러움이 이정도라니 ㅎㅎ 이제 음식 덜 흘려 빨래가 수월해지나 했더니만, 이제 음식물 대신 진흙투성 ㅠ.ㅠ 습도가 높은 상태의 흙과 낙엽이 뒤범벅이 되어 신발에 덕지덕지.... 


딸이 편하게 입는 짙은 보라색 외투(사진 속 외투)가 있는데 더러워져서 빨래를 했거든요. 축축한 날씨탓에 덜 말라서 분홍색 외투를 대신 입혀 보낸거였거는데ㅡ 아무래도 다음부터는 어린이집 갈 때는 그 보라색 외투만 입혀야겠더라고요! 


더러워진 옷을 보면서 엄마가 해야되는 빨래감은 늘었지만, 다행히 딸은 어린이집에서 완벽 적응하며 언니, 오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는 것 같아 기특해 보이기도 하고 안심이 되었답니다.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포스팅에서 부모님이 체코 여행을 오실 수 있게 비행기표를 샀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해서 비행기표를 구매하다보니, 가족마일리지 합산하는데 간단하지는 않은 절차를 온라인으로 거쳤고요, 

항공 마일리지로 표를 살 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있고, 체코항공과 코드쉐어 되는 날은 피하다보니 여러모로 일정을 잡기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최종 결제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들도 있었으나, 결국 전화상 예매보다 10만원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했습니다. 다시 한 번,,, 오예~~!! 



부모님들은 연세가 있으시니, 온라인으로 타인의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것이 복잡한 것을 알기는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제 스스로 뿌듯함에 만족하는 걸로



그래도.... 대한항공 서비스센터에 전화도 여러번 하고, 대한항공 온라인 웹사이트 들락날락거리며 며칠 진을 뺐는데 ㅜㅡㅜ 

혼자 기뻐하기 아쉬워서 최종 결제 후 남편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남편, 마일리지로 부모님 비즈니스 좌석 결제했다~~!!

어, 그래

한 좌석은 사고, 한 좌석은 마일리지로 결제했어

마일리지가 생각보다는 복잡하더라고.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아 

내 마일리지랑 합쳐가지고 겨우 비지니스 한 좌석 나오더라고. 

이번에 비즈니스 클래스 타시면, 앞으로 이코노미 완전 못 타시는거 아닌가 몰라~

부인 마일리지인데, 부인이 쓰지..

아빠엄마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나야 앞으로 여행 많이 할거라 쌓으면 되잖아. 어차피 마일리지도 안쓰면 사라지는데, 어른들은 잘 쓰시기 어려우니 이번에 다 합쳐서 잘 썼지 뭐


근데 왜 부인 마일리지를 써? 부인 부모님들 부자라고 안 했어?

엥? 그게 뭔소리야?

아니, 우리 한국 가면 부모님이 집 해주신다며

그거야 우리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다는거지

집 사주실 돈은 있는데, 비지니스 비행기 값은 없으신거야?

돈이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잖아. 마일리지야 한동안 안쓰면 없어지는거고

아니, 말이 안 맞잖아. 집을 해 주실정도로 부자이시면서 왜 당신 마일리지를 쓰시냐고. 

체코로 여행을 오시는 거고, 우리가 표 사드린 것도 아니고 아빠카드로 결제 했어

내 말은 돈 있으시면 그냥 비즈니스 비행기표 직접 사시면 되잖아

휴우......


왠지 모를 성취감에 얘기를 꺼낸 거였는데, 남편과 더 얘기를 하다가는 기분이 크게 상할 것 같아서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부부싸움의 원인은 집안일, 성격차이, 생활습관 차이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로의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얘기가지고도 기분이 상해서 싸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변덕부린다고 별로 좋은 소리 못들은데다(지난포스팅), 오늘은 부모님 얘기까지 나오자 솔직히 저는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부부싸움을 진정시키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희 부부는 큰 싸움이 될 것 같다 싶으면 한동안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단, 말을 안하는 시간이 3-4시간을 넘기지는 않으려고 하고요. 


남편의 의도야 어찌되었든, 받아들이는 제 입장에서는 부모님에 대해 비아냥 거리는 것처럼 느껴져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단단히 화가 나서 남편과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도 않았고요. (어후,,, 글쓰는 지금도 속에서 울그락불그락 합니다) 


주말이라 남편이 육아하는 시간이어서, 저는 말없이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엄마가 나가는 걸 딸이 눈치 챘는지 계속 옆에 와서 장난을 칩니다.  


얼른 나가 부인

아 좀! 내가 알아서 나갈게. 계속 나가라고 하는 것도 나한테는 압박이야


엄마! 엄마! (손을 잡고) 저쪽, 저쪽~

딸~ 이제 엄마 그만 방해해, 엄마 포스팅하러 가야돼

포스팅 안할건데. 무슨 포스팅이야. 어차피 이런 기분으로는 글도 안써져

알겠어. 부인 휴식이 좀 필요해 


신발을 신고나서 한시라도 빨리 이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남편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부인, 잘 다녀와

부인은 남편이 진~~짜 싫다. 그치?

….. 다녀올게



이런 기분일 때... 한껏 수다라도 떨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은데, 마땅히 전화할 데도 없고 한국에 하려고 해도 한국은 이미 새벽시간입니다. 


어떻게든 화를 달래야하는데, 고민하다가 이번에 한국에서 사온 크리스토퍼 M. 베이치 <윤회의 본질>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는 우리가 사는 현재의 삶은 여러번의 윤회중에 일부이며, 자신이 처해져 있는 상황은 생으로 돌아오기 전에 신과 합의 된 초안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책에 서서히 빠져들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니, 결국은 펑펑 울었습니다.


체코로 오게 되면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을 얻었지만, 과연 한국에서 멀어졌기에 얻게 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 고민도 해보고요.  


한국에서 자랐기에 윤회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는 않지만, <윤회의 본질>은 서양 학자가 바라보는 윤회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한바탕 울고 책도 다 읽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라 앉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과 얘기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서, 저녁에 얘기를 나누려고 남편이 좋아하는 맥주 2병과 제가 마실 무알콜 과일 맥주를 샀습니다. 


체코에 있는 네덜란드 마트 체인인 Albert알베르트 마트에서는 body(포인트) 라고 해서 쿠폰북 같은 것을 주는데요, 이번에는 쿠폰 15개 모으면 필립스 가전제품을 할인하는 행사를 하더라고요 



저는 특별히 사고 싶은 가전제품은 없었지만, 혹시 남편이 필요한 것이 있을까봐 쿠폰북을 챙겼습니다. 


맥주랑 안주 몇가지 사서 400코룬 정도 금액이 나와서, 스티커 2장을 주겠거니 했는데,,, 마트 아주머니가 한 30장정도를 뚝 뜯어주시는게 아니겠어요! 


한바탕 울고 온 제 표정이 우울해 보였던 건지... 

체코에서 접하기 힘든 친절이라, 갑자기 아주머니께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200 kc Nakupu = 1 BOD

200 코룬 쇼핑   = 1 포인트


 왕창 받은 스티커에 마음이 더 부드러워진 상태로 집을 들어갔습니다. 


엄마아아아아~~~~

응, 우리 딸!!

남편, 맥주 사왔어 

잘했네


이거 스티커 한 개 부인이 붙였어?

처음 3개는 그냥 주는거야 

아아,, 그렇구나. 그냥 신경 안쓰고 막 붙였더니


제대로 스티커를 4번부터 붙였습니다. 


봐봐~~알베르트 아줌마가 스티커를 이렇게나 많이 준거 있지 

대박인데

그치?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받은 것 같아



남편은 제가 장을 봐 온 것을 정리하면서, 생크림 빵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정말 크림빵을 좋아하나 봅니다 ^^)


 

부인, 이게 다 칼로리가 얼마야

내일 조깅 간다고 했잖아

어휴.... 이 지방 다 태울려면 얼마나 뛰어야 돼?

부지런히 뛰어. 이거 안 먹으면 내가 속이 너무 답답할 것 같아서 그냥 사왔어.

몸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 건강도 중요하거든

그래 그래

있다가 맥주 한 잔 하면서 우리 얘기 좀 하자 

응, 잠들지만 마

아, 알겠어


다행히 아기만 잠들고, 저는 같이 잠들지 않았습니다. 


에헤헤헤, 잠들지 않았으~~~ 맥주 먹자! 얘기도 좀 하고 

남편, 있잖아. 내가 기분이 왔다갔다하는 거 인정할게.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맨날 행복할 수 있어?

부인은 맨날 행복해야 돼.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게 내 인생 목표니까 

아무리 그렇다해도 기분이 별로인 날도 있는거지 

그럼, 나는 실패한 남편이네

그런말이 아니라, 늘 즐거울 수는 없다는 거지. 남편이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안돼! 그래도 부인은 행복해야돼

아휴.. 참나


근데 남편, 내가 왜 마일리지 긁어서 부모님 비즈니스 클래스 끊어드렸는지 알아?

글쎄.... 

부모님들은 돈이 있으셔도, 사치같이 느껴져서 선뜻 비즈니스 항공권 못 사신다고. 딸 핑계 대고 좋은 경험하셨으면 해서 그런거지

음, 알겠어 

근데 거기서 집 사주는 얘기는 왜 나온거야?

부모님이 5년 안에는 한국에 들어와서 살라고 하시니까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 남편은 저희 부모님께 한소리 들었습니다. 


사위! 우리 딸이 많이 사랑한다고 했으니 결혼 허락을 했던거고. 

체코에도 한번은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5년만 살기로 얘기했잖아. 

근데 이제 6년이 넘어가는데… 

녀 조금 더 키워서 5년 안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니라

아, 네


아빠와 남편이 체코에 5년만 살기로 약속을 언제했는지, 저는 기억이 안납니다. 

결혼승낙 받으러 갔을 때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오간 대화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인, 우리가 한국 가면 지금의 생활 수준 보다 못할거야 

절약해서 살면되지. 한국 가면 또 한국 생활의 장점도 있을거야

한국 가고 싶어도 나는 일이 없을 수도 있어 

응, 알어. 근데 우리 딸이 어리니까. 부모 중 한 명이 집에 있으면서, 아이를 보살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한국에서 직장 찾으려면 한국어가 필수야 

아냐, 꼭 그렇지만은 않아

아직 한국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 보면 그래 

그럼 동안 내가 벌고, 남편은 한국어 공부하고... 딸 키우면 되잖아.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가서 정착하면 초기에 경제 상황이 힘들 수 있으니, 부모님이 도와주시겠다 한거고


부인, 근데 나는.... 우리가 한국에서 산다고 해도, 나는 처가에서 경제적으로 도움 받지 않았으면 해 

아아. 음..... 알겠어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자립심과 자존심이 강한 이 체코남자는 본질적으로는 처가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백수로 지낼 생각과 한국어를 배워야만 하는 상황에 던져지는 상상을 하자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고요. 


누군가 한 명은 계속 불편한 외국인의 삶으로 살아야한다는 것. 

국제커플의 영원한 숙제이지 않을까요. 


주변의 한 국제커플은 차라리 제3국가에서 사는 것이 속 편하다 하던데... 

그런가... 싶다가도, 이미 어느정도 체코에 정착한 상황에서 저희 둘 다 다시 바탕없이 외국인으로 사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인생의 선택에는 정답이 없으니.... 

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