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포스팅을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체코남편이 한국 출장을 갔습니다. 남편의 한국여행은 항상 제가 함께 갔었는데요, 출장이 되면서 체코남편 혼자 한국을 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사람인 저는 체코에 남고, 체코사람인 남편은 한국에 있는... 뭔가 오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체코남편은 한국에 잘 도착했으나, 호텔에서 문제가 좀 생기면서 시작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부인, 누가 호텔 예약을 잘못해서 오늘 1박 밖에 못할 수도 있어

아이고, 어떡해?

아흐, 몰라. 근데 하늘이 엄청 뿌옇다 

요새 한국 공기가 별로야, 그럼 숙소를 다른 데로 예약하는 거야? 일행들은? 

하... 어찌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우선 회사랑 에이전시랑 연락을 해봐야지

그래그래

감사하게도 열심히 일하시는 현지 한국 에이전시의 도움으로, 남편은 같은 호텔 다른 방에 투숙하게 되었습니다. 

어제보다 창밖에 풍경은 더 좋은 것 같아

그래? 다행이네

빌딩도 많이 보이고 

하아~~ 서울의 빌딩 숲

생각해 보면 웃긴 것이, 서울에서 생활할 때는 고층 빌딩 숲이 답답하기 그지 없더니- 평지와 낮은 건물이 가득한 프라하 생활이 길어지며 반짝반짝 빌딩 숲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부인, 이제 여기에 계속 있을거니까. 필요한 물건을 여기로 택배 보네

응, 알겠어

방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도 보여 

ㅋㅋㅋ 건물 옥상에서 담배 피우는 게 전형적인 한국 직장인들의 모습이네. 진짜 한국이야

그리고 체코남편의 눈에 띈 한국의 변화가 있었는데요, 바로 대형 성인용품점이었습니다. 빨간 컨테이너가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아래쪽 간판을 보기 전에는 어떤 상점인지 몰랐어요.  

서울이 변했네

그러게

성인용품 점이 이렇게 길가에 크게 있어 

그러고 보니 체코에 성인용품점은 길 한복판이나 대로변에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성인용품점은 주로 뒷골목 후미진 곳에 위치했던 것 같아요.  

한국이 변했다고 느낀다며 남편이 보내 온 다른 사진은, 남자의 나체 뒤태 그림 벽화였습니다.

체코남편 눈에는 한국사람들이 성을 더이상 감추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양성화 시켜 건강하게 변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나 봅니다. 

한 5~6년 전만해도 유럽배낭여행을 신혼부부들이 많이 왔었는데요, 요즘은 20대 초반 청춘 남녀 둘이서도 많이 오더라고요. 그만큼 한국사람들이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 유럽여행에도 반영이 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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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배낭여행 가이드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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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남자친구, 여자친구랑 둘이 간다고 제대로 얘기를 하고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 남들이 뭐라하든 무슨 상관입니까~~~ 사랑이 뜨거운 시절에 아름다운 유럽배낭여행이라니~~ 낭만적이기도 합니다. 


낭만으로 말하자면 뒤지지 않는 저희 체코 남편은 이런 카톡 메세지와 사진을 보냈왔습니다. 

내 커피가 당신에게 보내고 싶은 메세지가 있대 ^^

컵이 매우 뜨겁습니다(HOT). 당신도요 (HOT = SEXY)

다행히도~~ 남편의 콩깍지가 아직 안 벗겨졌나봅니다.

저희 남편은 체코사람인데도 한국에서 한국사람들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다보니, 중국 출장보다 훨씬 연락을 못했어요. 계속 정신없이 바쁘다는 말만 했고요. 

그러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에 보내 온, 사진  !!!! 

ㅠㅠ 흐어어어어어어어엉 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중에서 돌솥밥이 제일 먹고 싶어요... 

뭐야~~~ 이거. 완전 맛있겠다. 봐, 남편... 출장이어도 어쨌든 한국음식 먹고 좋을 거라 했잖아

나는 일행들 챙기느라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어

그래도!!!!! 한 숟가락이라도 먹었을 거 아냐.... 진짜 부럽다

남편은 일정이 일찍 끝나는 저녁에 저를 대신해서 언니네 집을 가기로 했습니다. 부모님 선물도 전해주고 새로 태어난 조카도 만나고 언니 봉투 좀 챙겨주려고요.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 달래기 위해, 남편이 언니 집에 갔을 때 영상통화를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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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