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중국 출장을 가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고 합니다.

남편이 출장을 있는 동안 아파트 반상회를 하는데, 새로 바뀐 아파트 조항에 관해 집 주인 모두가  서명을 해야한대요. 

 

저희가 아파트를 살 때 남편과 공동 명의로 해서 남편과 제 서명 둘 다 필요했습니다. 

 

부인, 우리 집이 공동 명의라서 나랑 부인 서명 둘 다 필요할 같아

, 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 ?

,,,, 아마 위임을 해야될 같아. 당신만 서명해도 효용이 발생하는 걸로

그걸 어떻게 하는데?

우체국에 가면 서류 작성하는 있어. 우리 회사 건물에 우체국이 있으니까 부인 시간될 . 이번주 수요일이나 금요일에

미리 하는게 좋으니까 수요일에 갈게

그래그래~ (잔뜩 나서는) 11 정도에 와서 남편이랑 같이 점심 먹을래??

오케이. 그렇게 하자

 

남편은 새로운 직장 동료들이 아직 낯선지, 주로 점심을 혼자 먹나보더라고요.


회사사람들과 시달리다보면 점심시간이라도 조용히  먹고 싶은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랑 아기가 점심 간다니 소풍가는 초등학생처럼  신나하는 보니 왠지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기를 챙기고 엘레베이터 없는 아파트에서 유모차를 끌고 내려오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아기가 생긴 이후 시간개념이 약해져서 일이에요. 분명히 일찍부터 준비했는데도 아기 점심에, 기저귀, 물티슈, 간식 등등 챙기다보니 조금 늦을 같습니다.

 

프라하 지하철, 버스, 트램의 시간을 알려주는 앱으로 도착 시간을 확인 문자를 보냈습니다.

 

남편, 미안해. 지금 집에서 나가니까 20 후에 도착해


알겠어

 

트램에서 내릴 보통 유모차 뒷방향으로 내릴는데, 급한 마음에 앞으로 내리다가 트램과 정류장에 바퀴가 끼어버리며 아기가 앞으로 넘어질뻔한 상황이 순간 벌어졌습니다.  


으억!


엄청 놀랐는데 유모차 뒤에 있던 제가 어쩔줄을 몰라하는데, 트램 정류장에 있던 멋진 남자분이 아기를 잡아준 다음 유모차 바퀴를 꺼내 주었습니다.

 

아기 상태를 확인하고 감사 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드는데, 남편이 ! 하니 서았습니다. 남편이 미리 트램 정류장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저희가 내리는 것을 보고 도와준거죠

 

어휴 남편이구나. 바퀴가 딱 끼어서 아기가 넘어지려는데 식은땀이 쭉났어


그럴수도 있지. 그래서 유모차에 안전 벨트 있는거잖아

 

사고 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남편이 서명 위임에 필요한 서류들을 손에 들고 있어서, 제가 유모차를 끌고 우체국을 갔습니다해당 서비스의 번호표를 뽑았는데

 

왠일로 오늘은 우체국에 사람이 많지 않네

근데 부인, 아이디 가져왔지?

……..

진짜야?

, 없어

진짜로 없어? 여권이나 거주증,  중에 하나도?

, 전부 가져왔어

그럼 위임을 어떻게 , 먹으러 가자

 

정말 출산 기억력이 백지화되는 같아요, 기계로치면 완전 reset 하는 기분이랄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이디를 가져오지 않아서 곤란한 일은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은 아니네요. 누굴 탓하겠어요,,,


 

식당에 앉아 스스로 벙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신분증도 없이 위임장을 신청하러 간걸까요 ^^;; 허허허


남편과 밥을 먹으러 간 곳은 최근에 문을 연 Veganland 인데요, 이름에서 느껴지다시피 채식주의 식당입니다. 



남편과 제가 채식주의자는 아닌데, 가끔 가볍게 먹고 싶을 때는 채식주의 식당을 이용합니다. 

 


Veganland 채식주의 식당은 뷔페식이라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먹을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한국에서 외식할 때는 보통 반찬이 몇가지 나와 여러가지 채소를 먹을 수 있지만, 체코 식당은 단품과 사이드 음식 1가지~2가지 정도가 일반적이라서요.  



이렇게 한접시 담아 130 코루나(6500원) 정도였으니, 프라하에 유명한 다른 채식주의 식당 Loving Hut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 Karlovo Namesti Atrium - Veganland 내부 사진


우와남편. 근데 ~~~~ 아이디는 생각도 못했어

 어쩔수 없지금요일에  와야지

그러게

(싱글벙글)에헤헤~~ 나는 부인이랑   먹으니 좋다~~


요일에 남편 만나러 다시 까를로보 나메스티 아뜨리움 Karlovo Namesti Atrium 센터를 다시 갔습니다


남편한테 언제 도착한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트램 정류장에 남편은 없고 내리자마자 갑자기 우박이 두두두두 떨어집니다. 게다가 근처에 공사 중이라 길을 건너기도 쉽지 않고요.

 

겨우 건물안으로 들어갔는데, 여전히 남편이 보이지 않아 전화를 했습니다.

 

우리 도착했는데

? 벌써 왔어?

아까 문자 보냈어

문자  왔는데, 조금만 기다려 바로 갈게


남편을 기다리는 동안 딸래미는 주변에 심어진 나무를 구경합니다. 


 

수요일보다 줄이 길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아기가 지루해합니다

시간이 흘러 저희 차례가 되었고 신분증이랑 얼굴을 확인한 다음, 방해되지 않도록 저는 밖서 아기와 기다렸습니다. 


얼핏  창구를 보는데 체코 여직원이 과도하게 친절하고 깔깔거리고 웃으며, 자칫 오해할만한 애교섞인(?) 행동까지 해 보입니다

 

(심기 불편) 뭐야, 체코여자. 저렇게 웃어?

, 그냥 시덥잖은 이야기

그게 뭔데?

당신 이름보고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서 한국에서 왔다했지

그리고?

자기 아빠가 나랑 성이 같고, 새엄마가 중국사람이래

그런데?

그래서 나랑 자기랑 공통점이 많다고

??? 뭔소리래

내가 그랬잖아. 시덥잖다고

그러게 진짜 시덥잖네

 

수요일에 갔던 Veganland 채식 식당을 갔습니다. 매일 메뉴가 조금씩 바뀌어서 남편은 회사 구내 식당 마냥 매일 간다고 하더라고요.


▼ 수요일에 가고, 금요일에 또 간 채식주의 식당

    뷔페 음식과 우롱차까지 160코루나 (약 8000원)



남편의 서명과 서명이 나란히 있는 위임장 서류를 보면서

 

,,, 잠깐만,,,,,  이 서류만 있으면,,,, 

남편이 서명하는 곳에 내가 서명해도 유효하다는 거잖아??

 

잠시나마,,,, 정말 정말 많지도 않은 남편의 재산을 몽땅 명의로 빼돌리는 사악한 상상을 보았습니다. 하하하하  

 

이런  시커먼 속을 아는지, 위임서명의 유효기간이 10일정도 밖에 되지 않더라고요^^

 

위임장 서류 가지고 남편없이 체코사람들과 아파트 반상회 잘 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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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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