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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아기랑 함께

체코 병원, 구급차에 실려가던 날 (3)

막상 입원을 수속을 한다고 하니, 멍~ 합니다.  

회사에서 바로 구급차를 타고 왔으니, 입원을 할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 있었으니까요. 

입원 접수를 해주시는 분이 면회시간이 3-6시라면서

필요한 것 보호자한테 부탁해서 가져다 달라고 얘기해주시더라고요. 


진료를 받고 입원 접수하는 곳까지 가니, 조금 정신이 들더라고요. 

얼른 남편한테 전화를 걸었죠.


남편에게 병원위치를 알려주려고 입원 서류에 있는 주소를 읽어주는데...

아무래도 뭔가 이상합니다. 

이때까지 MOTOL병원에 실려간 줄 알았더니, 

회사 근처에 있는 체코 사람들만 올 것 같은 종합병원에 와 있습니다. 


입원실은 5층이라서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문이 열리는 순간

뜨억 !!!! 


아깐 정신없어서 보이지 않았던 오래된 건물 상태가 하나씩 눈에 들어옵니다.

캐비넷도 얼마나 오래 썼는지 상당히 낡았더라고요. 

혈액 체취와 링겔을 맞을 바늘을 꽂기 위해 간호사 선생님을 찾아 갔는데

제가 힘이 없으니 핏줄에도 힘이 없는지...


왼쪽 팔에 두어번 시도 했으나 피가 잘 안나와서, 오른쪽 팔에 찔러 성공했습니다.

병동을 배정받고 환자복으로 갈아 입고 침대에 누우니,
수분 공급이 잘 되야한다며 따뜻한 차와 허기를 달랠 계란과자 한 접시를 가져다 주십니다. 처음에 만났던 간호선생님 외에는, 다 친절하신 것 같았습니다. 

정확히 병원의 위치도 파악할 겸 병원이 궁금해서 구글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Nemocnice na bulovce  네모쯔니쩨(병원) 나 불로브쩨 

http://bulovka.cz/

Budínova 67/2, Praha 8 Libeň 

180 81


병원 평점이 3.2점이더라고요. 

그리고 리뷰에는 처음 만나는 간호사분들의 불친절에 대한 얘기가 가득한 것이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 잔뜩 써있더라고요.

제가 겪은 것이 하루 이틀 있던 일이 아닌가보다~ 하고 말았습니다. 


링겔 약이 들어오자 몸에 조금 힘이 더 들어 오는 것 같습니다. 

병실 문 근처에 남편의 얼굴이 살짝 보입니다. 

남펴어어언~~~ 으아아앙앙~~~  

남편을 보자마자 꾹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렸습니다. 


사실 오늘 남편은 정말 중요한 고객을 만나는 미팅이 4시에 잡혀 있었는데, 

제가 갑자기 입원해 버리는 바람에 양해를 구하고 병원에 왔습니다. 

부인, 울지마. 괜찮아. 

처음에 왔을 때 간호사 선생님이 얼마나 뭐라고 했는데... 흐아앙

이제 괜찮아. 몸은 어때?

링겔 맞으니까 훨씬 괜찮아졌어.

부인, 필요한 것 대충 챙겨왔는데... 

응응. 고마워. 

미안한데, 내가 지금 회의를 중단하고 온거라

그래. 나 이제 괜찮으니까 얼른 가봐.

부인 정말 미안.

아냐, 진짜 괜찮아.

그럼 오늘 푹 쉬고 내일 다시 올게. 필요한 것 있으면 연락하고. 

응 알겠어.  

남편이 챙겨 온 짐들을 하나씩 풀면서 

체코에 남편마저 없었으면, 정말 누가 입원했을 때 을 챙겨서 가져다 줄까 

싶더라고요.  

몸이 아프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더욱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