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에서 남편과 둘이서 어린 아이 하나와 개 두마리를 같이 키우는 것은 쉽지는 않습니다. 

주말이면 산책을 나갔다 오는데, 나가기 위해 준비하다 진을 다 빼기도 하고요. 

 
오랜만의 산책에 정신이 없이 날 뛰는 개들을 보면, 힘들때도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가 개를 키워 보는 것이 없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개들이 삶에서 주는 기쁨이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 


최근 며칠 남편이 바빠서 일찍 집으로 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프라하 봄은 한 번에 오기보다는 흐린 날 3~4일 반짝 해 나는 날 하루 중에 3시간, 

이렇게 반복하며 슬금슬금 오고는 있습니다. 


유럽자유여행 투어가이드


어쩌다 시기가 맞지 않아 개들 산책을 가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산책을 며칠째 안가니 개들이 남편이 출근할 때마다 탈출을 시도 하려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체코 선생님이 오시는 날이라 집안 대청소도 좀 해야하는데,,, 

개들은 산책을 나가고 싶어하고 - 흠 ;;;; 

아기를 데리고 나가서 체코 수업을 하기에 힘들 것 같아서 집으로 와달라고 했는데, 

그냥 밖에서 만날걸 그랬나 ~~ 하는 후회도 들지만서도.

누구라도 집에 오지 않으면 청소를 자꾸 미루게 되니, 

이왕 이렇게 된 것 잘됐지, 뭐~ ! 하고 청소를 했습니다. 

청소 하는 곳마다 쫄쫄 따라다니는 개들 때문에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후다닥 청소를 하고 밖에 나갈 궁리를 합니다. 


아이가 깊이 아침 잠을 자는 사이에, 동네 한바뀌만 잠깐 산책을 나가는 걸로요. 

남편, 오늘 강아지들 산책 좀 가야겠지? 아기가 자는 동안 잠깐만 다녀오면 되지 않을까?


아파트 한 바퀴만 금방 다녀 오면 괜찮을 거 같아

그렇지 ?

같이 산 햇수가 10년이 넘어가니 밖에 산책 나가려고 한다는 것은 기가 막히게 알아서 

개님들 폴짝폴짝 뛰며 신나 있습니다 


바깥으로 나가려고 보니 갑자기 오레오가 먹고 싶어집니다.


제가 가진 식습관 중에 하나는, 한가지 음식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계속 먹는 다는 점입니다. 
임신하고는 복숭아가 그렇게 땡기더라고요. 


제가 얼마나 천도 복숭아를 자주 먹었는지 몰랐는데, 
어느날 회사 동료가 저에게 그렇게 복숭아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아침마다 복숭아를 먹고 있는 거 같다고,, 

그래서 얘기했죠 제가 원래 한 번 꽂히면 계속 먹는 스타일이라 그랬더니

다섯살난 아들이랑 식습관이 똑같네요. ^^

아 ! 진짜요? ㅋㅋㅋㅋㅋ 

그전까지는 잘 몰랐어요. 

제가 .... 제가...... 어린이 입맛을 가졌다는 것을. 
아니,, 어쩌면 알고 있었는데,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았는지도 모르죠. 

이미 머리 속에 떠오르는 오레오는 꼭 먹어야겠고,,, 

오레오를 사러 갈 생각을 하니 지난번에 먹지 못한 아이스크림이 생각납니다. 

남편한테 분명히 콘으로 된 것 사오라고 부탁했는데 

남편은 바 형태로 된 비슷한 아이스크림을 사 왔더라고요

뭐라고 불평하면 다음에 안사 올까봐 그냥 맛있게 먹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스크림은 다 사랑이니까요~~~ 





집에 나와서 상점까지 가서는 개들은 잠깐 개가방에 넣어두고 날쌔게 들어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아시아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가게 주인 아저씨는 제 얼굴을 기억합니다.

제가 갈 때마다 Korea !!! Korea !!!! 하십니다. 


전에는 2000 코루나짜리 지폐를 냈더니 혹시 위조 지폐가 아닌지 확인해보기 위해 빛에 비춰보시면서, 

Ah~~~ Korea~~~ Bohatá ~~~~

(오~~~한국 ~~~~ 부자~~~~)


아,, 뭐,,, 진실 여부에 상관없이,,,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야 ^^ 


오래 간만에 상점에 가니까 왜 이렇게 먹고 싶은게 많아지는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거사고 저거 사고 했더니 제가 가져온 돈보다 100코루나가 넘어버렸습니다, 

아흐.... 날아가는 부자 이미지. 

급하게 보이는대로 돈을 대충 집어 들고 왔더니 이런 상황이 발생했네요. 

식은 땀 삐질납니다. ;;;; 

집에 가서 돈 가져오실래요? 

 
아니오. 안될 것 같아요. 


언제 깰지 모르는 아기가 집에 있는데 언제 왔다 갔다 할 수 없어서
당장 급하지 않은 물건부터 덜어냈습니다. 

분명, 이거 덜고 저거 덜고 했는데도 3꼬루나가 모자랍니다 ㅠ.ㅠ 아흐...... 


아저씨가 그냥 안 받으시더라고요. 

고맙기도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동네주민 할인 받았네요. 


제가 육아 하느라고 장보는 걸 남편이 전담하는 사이에 프라하의 물가가 오른건지
아니면 제가 갖고 있던 체코 물가에 대한 감이 없어졌는지.... 


아이스크림 4개, 과자 3개, 귤 6개 샀는데 만원 정도 나오더라고요

예전엔 그렇게 비싸지 않았던거같은데....

여튼, 지금 물가가 오른 것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얼른 애보러 가야지. 


먹고 싶었던 오레오와 아이스크림을 봉지에 담아 줄래줄래 들고 오는데, 기분 좋습니다.
개들 산책도 완료 했고~~~~ 


문을 열자마자 아기가 찡얼찡얼 대고 있더라고요, 어이쿠 ! 


제 손도 씻고 개도 씻겨야 하고... 

아이를 당장 하나 줄 수는 없으니 아기는 계속 찡찡거리고... 

개는 씻어 달라고 낑낑대고, 아기의 칭얼거림은 서서히 울음으로 커져갈 것 같은 조짐이 보이고

정신이 헤롱헤롱 한 상태가 됐습니다. 


우선 개를 화장실에 놔두고 아가를 먼저 안아줬더니 

아기가 흑흑 흐느낍니다, 그리고는 엄마가 자기를 놓고 간 걸 알았는지... 에쿠

갓난 아기들이 뭐 모를 것 같아도, 다~~ 안다~~

라는 엄마의 말씀이 생각났어요. 


아기를 안고 달랬더니, 다행히 금방 울음이 그쳤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를 다시 재우고 개들을 씻겼습니다 ~ 


개 두마리 씻기고 말리고 나니, 휴~~~~~ 하루의 피로가 점심부터 몰려오네요. 

역시, 혼자 산책을 가는 것은 무리였음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정신이 혼미해질 쯤, 아까 사온 오레오를 얼른 까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하니, 

에헤라디야~~~  다시 아이 기저귀도 갈고 수유를 할 힘이 충전이 됩니다. 

달달구리 없으면 육아를 어떻게 버텨을까 싶으네요. 


먹을 것에 그렇게 돈을 아끼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리 너무 먹다가는 버는 돈의 너무 큰 부분을 식비로 다 써버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될 때가 있습니다. 


갈수록 체코의 물가는 올라가는데, 월급 상승폭은 물가를 못 따라가는 듯 하고.... 

어째,,, 한국이랑 상황이 비슷한 것 같죠? 


아무래도 저는 외국인 비용이 있어서 그런지, 체코 물가가 한국 물가보다 조금 더 비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국에 있으면 부모님이 뭔가 싸다 주시기도 하고, 아무래도 주변에서 먹을 거리도 나눠 먹기도 했던 것 같아서요. 


체코생활하면서 느끼는 점이라면, 

월급쟁이로 프라하 살면서는 크게 돈 모을 생각은 조금 욕심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가 있고 분명 돈보다 소중한 것들 있으니까요~ 


이상, 오레오에 삘받아서 동네슈퍼 갔다가 훌쩍 오른 것 같은 체코물가에 깜짝 놀란 

외국인 아줌마의 넋두리였습니다. 


이어지는 다음 일기는~~ 

[소곤소곤 체코이야기] - 나는야 유치한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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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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