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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프라하의 거리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동계 올림픽이 끝이 났는데요. 

이번 동계 올림픽에 중심이라면 김연아 선수의 은퇴무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러가지 판정 논란이 계속되고 있긴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세계에서 1등 하고 4년 후에도 세계 2등이라니 참 대단한 김연아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동계 올림픽을 맞아 체코에서는 

프라하 성 뒤편에 큰 공원 중 하나인 레트나에 임시 올림픽 체험 경기장이 생겼습니다.


레트나 공원은 프라하의 연인 장면에 나왔던 공원이기도 합니다. 


프라하의 연인 레트나 공원


이 레트나 공원에서 올림픽 종목 몇가지 설치해 놓고 시민들이 직접참여하는 방식인데요.  


청년실업이 문제인 현 상황에서 세금을 들여 이런 행사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남편의 직장동료의 경우 금요일 오후에는 레트나 올림픽 행사장 반대집회에 참가하고 

토요일 오후에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아이들과 함께 올림픽 행사장에 가는 딜레마적 상황이라 하더라고요. 

도심에 사는 아이들에게 멀리 가지 않고 동계스포츠를 즐기는 것 자체 취지는 좋은거 같지만
이번 임시 행사에 들어간 금액으로 실제 영구 경기장을 하나 짓을 수도 있었다고 해서 

세금낭비라고 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임시 경기장을 짓는대신 기존에 있던 스케이트장이나 스키장을 싼 가격에 이용 가능하게 하는 

대안책도 제시되었었고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하잖아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행사장을 직접 보고 싶기도 했고 오래 간만에 아이스 스케이팅을 하고 싶었습니다. 


소치동계올림픽, 레트나 2014


아빠와 함께 스케이트타는 아이



유난히 날씨가 좋던 주말 올림픽 임시 경기장에 가려고 준비하는데 

개들이 자기들도 산책가는 줄 알고 저를 졸졸 쫓아다닙니다. 


미안. 오늘은 안돼. 


개들이 산책 안 나가는 걸 알자 불쌍한 표정을 짓기 시작합니다. 아이고 ㅠㅠ


남편은 먼저 나갈 준비를 마치고 커피 한잔 마시고 있었고 

그 사이 저는 화장을 하고 있었죠. 



개들 어떻게 놓고 가지. 하... 마음이 아파.

그럼 어떡해ㅡ지금 안나가면 경기장 곧 문 닫잖아.

부인 내일 가면 안될까?


내일은 오늘처럼 날씨 좋을지 안좋을지 잘 모르잖어.. 

으하... 어떡하지


그리고 있다가 우체국 가서 렌즈 주문한 것도 찾아와야하잖아. 



남편과 저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우체국을 통해서 하는데요. 

물건을 확인하고 난 후에 우체국에 물건값과 배달료를 계산합니다. 체코에서는 흔히 이렇게 하더라고요. 


저는 계속 나갈채비를 하며 왔다갔다 했고, 그동안 개들이 남편한테 계속 불쌍한 표정을 지었나봐요.


떡해... 하.. 어떡해ㅡ 레트나 경기장 가자는 거는 너희 엄마 아이디어야 !!! 


뜨앗 !!! 남편 뭐라고 ?!?!? 


결국은 산책을 안시키고 가기에는 날씨가 정말 좋아서 

남편이 우체국 가서 렌즈 찾아오고 저는 산책을 시키고 난 다음 지하철 역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남편을 만나 지하철을 타러 걸어가는데 남편의 신발에 뭔가 덜렁덜렁 매달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문지나 휴지가 신발바닥에 붙은줄 알았죠. 

가까이서 보니 뭔가 신발 뒷꿈치에 끼어 있습니다. 


이런이런..... 우히히히히. 남편 양말 한짝 입니다. 



남편 ㅋㅋㅋㅋ 이게 뭐야 ~~~ 양말을 가져왔어 ㅋㅋㅋㅋ  

하 웃지마 부끄럽게. 이거 블로그에 쓰지마 ㅠㅠ 


왜~~ 너무 웃긴데 ?? 


그래도 부끄러우니까 쓰지마. 


치~~~ 안 써 안쓸게ㅡ근데... 진짜 웃긴대. 신발 뒷꿈치에 혀처럼 나온 양말이라니... 

근데 그것도 모르고 집에서 우체국까지 갔다왔어?  

아 몰라  ㅠㅠ 

알겠어~알겠어~ 안쓸게. 걱정하지마.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남편이 갑자기 씨익 웃더니



부인! 부인!! 이거 양말 , 블로그에 써도 돼. 


갑자기, 왜 마음이 바뀌었어?


왜냐면 어차피 이런거 챙기는 건 부인 책임이잖아. 

내가 이렇게 양말 달고 다닌건, 부인이 날 잘 안보살펴줘서 그런거잖아. 

남편이 이런 거 주렁주렁 달고 다니게 내버려둔 부인 책임이니까, 써도 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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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양말 한짝 사건을 뒤로하고 

 

Letna 공원 입구에서 애플리케이션으로 받은 무료 티켓을 보여주고 들어 갔죠.
공짜 프로그램이다보니 프라하 사람들은 모두 놀러나온 것 같았어요. 

올 해 프라하에 눈이 많이 오지 않았고, 날씨가 따뜻하다보니 인공 눈도 다 녹아서 질척거렸어요. 


눈썰매장



목적지도를 보고 스케이트장으로 갔는데 

전단지에 나와있던 이미지 그림과 많이 다르기도 하고 빙질 상태도 안 좋고. 

스케이트 대여 하려는 사람들의 줄도 길기도 신발 갈아신을 곳도 마땅치 않고 신발 보관소도 없더라고요.  




남편. 우리 그냥 스케이트 타지말자. 

부인 스케이트 못타서 어떡해... 


아ㅡ괜찮아. 얼음상태도 안 좋고 사람도 많고 신발 놓을곳도 마땅치 않고

그럼 내가 신발 가지고 있을게. 

나는 남편이랑 같이 타고 싶단 말이야..혼자 타면 뭐해. 

그럼 내가 신발 들고 탈게

아이고ㅡ신발 들고 어떻게 타 ㅎㅎ 넘어지면 어쩌려고. 

에효ㅠㅠㅠㅠ 그래도 부인하고 싶었잖아


하고 싶었지만, 이정도 상태일 줄 몰랐지 ~~ 다음에 좋은데 가서 하면 되지.


으아아아아아!! 나는 나쁜 남편이야. 부인이 하고 싶은것도 못하게 하고.

아냐~~ 괜찮아.이건 남편 잘못이 아니잖아. 

괜찮지 않아. 스케이트하러 왔는데...

진~~~~~짜~~~~ 괜찮다니까. 스케이트 말고 다른 데 구경하자. 



그렇게 이리저리 돌아보고 있는데, 경기장 설치 비용에 대한 논란이 왜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오른쪽에 계단은 공사장처럼 지어져서 올라가기 무서울 정도로 허술하라고요. 



남북한 국기가 같이 있네요. 기분이 좀 이상합니다. 

외국에서 볼때 남한과 북한은 한 형제인데 맨날 서로 싸운다고 생각하겠죠? 


남한과 북한

Letna 공원에 오려고 아침에 일찍 서둘러 나오느라 밥을 안먹어서 배고프더라고요. 

여기저기 살펴보고 있는데 필즈너 천막과 김이 모락모락나는 곳이 보입니다. 


체코거리음식



남편은 음식을 사려고 줄을서고 저는 남편과 마실 맥주를 사려고 갔습니다.


체코맥주 필즈너, 필즈너! 요 베이비!


키야~ 그냥 행사장에서 먹는 맥주상태가 이렇다니 ㅎㅎㅎㅎ 

풍부한 거품보니 눈으로만 보기 아쉬워 사진을 찍었습니다.  


맥주 사진찍는 모습보시더니 맥주집 아저씨가 사진찍어줄까? 하십니다 .

괜찮다고 했죠. 체코에 여행온 것도 아닌데 ㅎㅎ 


아저씨와 잠시 얘기하는 사이에 남편이 음식을 들고 옵니다


체코소세지와 닭꼬치


뭐야 ! 그새 다른 남자한테 추근덕거린거야? 어? 어? 

아ㅡ그런거 아냐 ㅋ 그냥 사진찍어 주신다했는데 됐다고 했어.


하. 진짜ㅡ이여자. 얼른 애를 만들어서 완전히 아줌마로 만들던가 해야지. 


아아아~~ 뭔소리야 ㅋㅋㅋ 



이렇게 맥주와 소세지, 닭꼬치를 냠냠먹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습니다. 

어느 나라나 길거리 음식은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럼 부인. 오늘 스케이트 못타서 내가 미안하니까, 집에가서 된장국 만들어줄게. 


우와 ~~ 진짜 진짜 진짜??? 앗싸 !!! 

응. 순두부도 넣고. 새우 남은 건 구워먹자. 


원하는 스케이트는 못 타서 아쉽기도 하지만 Letna 공원의 예쁜 프라하 전경도 구경하고 

남편과 주말 데이트도 하고 된장국도 새우도 먹고 알찬하루를 보냈습니다.


구운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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